나의 이야기

추석, 그리고 가족

봉평할머니 2014. 9. 17. 12:26

 

 

 

 

 

 

 

 

 

 

나는 매번 명절이 되면 보통의 주부와는 전혀 다른 명절 앓이를 한다.

시댁식구들이 모두 미국에 계셔서 신혼초 부터 우리만 달랑 지내야 하는 상황이라 친구들 부러움을 많이 받았다.

아이들이 어릴때는 부산에 친정이 있어서 때가 되면 당연히 친정 가서 지내곤 했는데 오빠가 미국으로 가는 바람에 친정도 없어지고 우리 가족만 남게 되었다.

 

사람들은 이런 상황을 부러워했지만 나는 명절만 되면 우울해지고 안절부절 못하다가 급기야 남편과 한바탕 냉전을 치루고나서야 끝이나곤 했다.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헛헛함이랄까?

어릴때 오후 낮잠에서 깨어났을때 함께 잠들었던 엄마가 옆에 없을때 느끼는 서러움 같은것 이라고할까?

설명할 수 없는 그리움은 언제나 혼자 눈물을 찍어내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그런데 올 추석은 좀 달랐다.

연휴기간이 길어서 어디 여행이라도 갈려고 알아보니 다 끝나버리고 이 긴 휴가를 어떻게 보내나 걱정부터 앞섰는데 올해는 그런 느낌이 별로 들지않고 지나갔다.

이유는 바로 손녀 때문이다.

이젠 내가 자리를 지켜야하는 어른이 된것이다!

 

예전 어머니가 지켰던 그 자리를 내가 지켜야하는 나이가 된것이었다.

참 오랜시간 철들지않고 살았나보다.

철들자 죽는다더니 내 꼴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