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사람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꾸미거나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저 때가 되면 자신의 할 일을 할 뿐입니다.
사람들은 그런 그들을 보며 함부로 말을 합니다.
올해는 왜 이렇게 꽃이 피는 속도가 더디냐고 말이지요.
그러나 겨우내 언 땅 속에서 자신을 피울 미래를 상상하며 추위를 견디어 낸 그들입니다.
누구의 칭찬을 바래서가 아닙니다. 그저 때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어제 그들을 보러 갔습니다.
항상 그 자리에 조용히 때가 되면 피어나는 그들을 바라보며 눈물이 울컥 났습니다.
누구 때문에가 아니라 자신의 때를 위해 조용히 꽃을 피우며 수줍게 고개 숙인 모습이 아름답다못해 가슴이 저립니다.
사람들이 몰려와서 이들을 찍습니다.
조금 더 나은 사진을 위해 주변을 밟고 다닙니다.
언제부터인가 커다란 사진기을 둘러 맨 사람들이 떼를 지어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더 멋있는 사진을 위해, 남 보다 멋진 한 컷을 위해..
이른 봄 큰 나무들이 햇빛을 가리기 전 서둘러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부지런한 봄 꽃들.
그들에게 많이 미안했습니다.
얼레지(잎 표면에 자주색의 얼룩무늬가 있어서...)
노루귀(꽃이 먼저 나오고 잎이 나오는데 그 모습이 노루의 귀 처럼 보인다고 붙인 이름이랍니다)
꿩의바람꽃
애기괭이눈(열매가 익으면 2개로 깊게 찢어지는 것이 마치 고양이 눈처럼 보여서 괭이눈이라 한다네요^^)
미치광이풀(뿌리에 독성이 강한 물질이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