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봄꽃, 그리고 나비

봉평할머니 2011. 4. 14. 14:16

오랫만에 공원 선생님들과 화야산으로 나들이를 갔습니다.

예전에는 등산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작년부터 커다란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다들 한 컷에만 신경을 쓰느라 옆에 있는 야생화가 밟히고 있는 것에는 아랑곳 하지 않는군요.

아름다움을 위해  다른 아름다움이 희생당하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을 지내며 이 꽃들은 얼마나 많은 시간을 기다리며 보냈을까요?  나비에벌레는 자신이 그토록 아름다운 나비가 될 줄 알고 있었을까요?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또 얼마나 컷을까요?

하지만 어김없이 봄은 찾아왔고 이제 그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큰 나무의 잎이 무성해지기 전 이른 봄이 되면  온 몸으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습니다. 그리고 며칠 지나면 이 꽃들은 열매와 이파리만 남기고 사라집니다.

이들을 만나려면 다시 일년을 기다려야 하지요.

처음 이 꽃들을 만났을 때의 감동이란...

그런데 몇년을 계속하다 보니 그때의 가슴 두근거림과 벅찬 감동이 사라진 것 같습니다.

사람들도 그럴까요?

매일 만나는 사람은 소중한 줄 모르고 지내다가 그 사람이 사라진 다음에야 소중함을 깨닫곤 하지요.

어머니가 요즘 집에 계십니다.

잘 해드려야지 하면서도 별거 아닌 일로 심통을 부리고 못되게 굽니다.

 

 

남산제비꽃

 

 

꿩의바람꽃

이름도 너무나 이쁜 바람꽃입니다. 이른 봄 마른 낙엽 사이로 보이는 흰꽃이 바람에 마구 날리는 모습을 보고 바람꽃이라는 이름이 붙었을까요?  꿩이 잘 다니는 길에 핀다고 꿩의바람꽃이란 이름이 붙었다는 믿거나 말거나 이야기.

 

얼레지

이 요염한 모습에 반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요? 산 속 한가득 피어있는 이 모습을 보면 숨이 막힐듯 아름답습니다. 처음 봉우리 일때는 수줍은 처녀 같은 모습이지만 이렇게 활짝 핀 모습은 요염하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지요.  꽃잎 사이로 보이는 무늬 때문에 영어 이름은  Dog-tooth Violet 이라고 하는데 너무 멋없는 이름이지요?

 

 

흰얼레지

분홍색의 얼레지 밭에서 외롭게 혼자 피어있었답니다. 사람들은 희귀한 종이라고 그 앞에서 마구 사진을 찍어댔지요. 항상 나오는 그 자리에 봄이 되면 또 피기 때문에 아는 이들은 이른 봄이 되면 이 꽃을 찾아 산을 헤메곤 하지요. 이 날도 많은 사람들이 이 꽃 앞에서 떠날 줄을 몰랐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분홍꽃이 더 예쁜 것 같은데 희귀하다는 이유로 이 꽃이 더 인기가 많답니다.

 

 

 

 쇳빛부전나비 

  이른 봄에 잠시 나오는 요놈을 발견하고 마구 셔트를 눌렀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군요

 

 

 미치광이풀  

 이 풀에는 신경흥분 성분이 있어 소가 이 풀을 먹으면 미친듯이 날뛴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랍니다.

독성이 있어서 함부로 먹으면 안된다고 하네요.

 

 

 왜현호색 

 

 

 

 

노루귀 

 

 

청노루귀

작년에 이 꽃을 처음 봤을 때 어찌나 이쁘던지 올 봄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올 봄에 다시 찾은 이곳에서 예전에 느꼈던 설레임과 두근거림은 그냥 감탄사로 바뀌었네요. 내년에는 어떻게 내 맘이 번할지 모르겠습니다. 인사도 하지 않고 그냥 사진만 찍고 있지는 않을지... 

 

 

 

애기괭이눈

사람들이 곤충이나 식물에 이름을 붙인 것을 보면 너무 재밋고 신기한 것이 많습니다.

이 꽃은 습한 바위 틈에서 자라는 꽃인데 열매가 익으면 2개로 깊게 찢어진 것이 마치 고양이 눈처럼 보여서 괭이눈이라는 이름이 붙었답니다. 

 

 

 뿔나비

아래입술의 수염이 마치 뿔이 난것 처럼 길게 나와서 붙인 이름이랍니다.

봄이 되면 숲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나비인데 우리나라가 온난화 되면서 더 많이 보인다고 하네요. 색깔이 어둡고 날개를 접으면 갈색 나뭇잎처럼 보여서 처음본 사람들은 나방으로 착각하기도 하지요. 한꺼번에 많은 수의 나비가 땅이나 물가에 앉아있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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